지방 소멸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철도망 확충이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방 거점 도시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지역 경제권을 묶는 새로운 철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광역경제권 구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속철도와 광역철도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철도망 재편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KTX가 지역을 잇는 대동맥이라면 광역철도는 도시와 생활권을 연결하는 실핏줄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방 소멸 막을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철도

최근 열린 ‘K-고속철, 지방심장을 다시 뛰게 하자: 광역경제권과 철도망의 미래’ 토론회에서는 철도망을 활용한 지방 발전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이미 전국을 연결할 수 있는 고속철도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정차역과 지역 연결망 부족으로 일부 대도시에만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수도권은 국토 면적의 약 11.8%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습니다.
전국 228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상당수가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교통망 확충 없이는 지방 경쟁력 회복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철도는 단순히 이동 시간을 줄이는 시설이 아니라 기업 유치, 관광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지역 성장 기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릉선 KTX와 호남고속철도 사례는 철도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강릉선 개통 이후 강원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관광 수요가 증가했고,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광주 지역에서도 방문객 증가와 서비스업 활성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5극 3특 완성 위한 권역별 철도망 구축 필요성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지방 광역경제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권역별 철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충청권에서는 당진·아산·천안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 강원권에서는 춘천·원주·강릉을 잇는 순환 철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또한 대구·경북권은 신공항과 연계한 광역 순환망, 부산·울산·창원·진주를 연결하는 부울경 광역철도, 전북권은 전주·익산·군산·새만금을 잇는 철도망 구축이 주요 과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도망이 완성되면 지방 도시 간 이동 시간이 줄어들고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으로 묶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대전·세종·청주를 중심으로 한 광역 생활권 형성이 추진되고 있어 철도 인프라 확대가 지역 부동산과 산업 발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600조원 규모 요구 사업 : 예산 확보가 최대 변수

하지만 철도망 확대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이 요구하는 철도 사업은 300건 이상이며 총사업비는 약 600조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반면 정부 재정 여력은 제한적이어서 모든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은 재정사업이나 민간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계획 반영 이후에도 사전타당성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 설계, 착공 등의 과정을 거치면 실제 개통까지 최소 13년 이상이 걸릴 수 있습니다.
결국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는 지역별 요구를 모두 반영하기보다 국가 성장 효과와 균형발전 가능성을 고려한 우선순위 설정이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철도가 지방의 미래를 바꾸는 성장 플랫폼 될까
전문가들은 기존의 경제성 중심 평가 방식만으로는 지방 철도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현재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에 경제성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지만, 철도망 자체가 새로운 수요와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수도권에서도 GTX 개통 기대감이 지역 가치 변화로 이어진 것처럼 지방 역시 철도망을 통해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업과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와 산업 시설을 지방에 유치하려면 안정적인 교통망이 필수 조건으로 꼽힙니다.
접근성이 개선돼야 기업 투자가 가능하고,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단순한 철도 건설 계획을 넘어 지방의 미래 공간 구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철도가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향후 국가 철도 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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